
어벤져스는 SF일까?
I am Ironman.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전체 시리즈를 아우르는 극적인 수미쌍관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10여년에 걸친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많이 울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무튼 어벤져스는 한동안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SF를 좋아하고 즐겨보는 입장에서 어벤져스는 SF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만약 SF라면 어떤 이유에서 SF이고, SF가 아니라면 어떤 이유에서 SF가 아닌지 하나하나 따져보자.
그런데 SF란 무엇일까?
SF는 Science Fiction의 줄임말이다. 그대로 번역하면 과학 소설이라고도 옮길 수 있다. 글자 그대로 과학이라는 요소가 활용된 가상의 이야기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SF란 무엇인가만 가지고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지금 이 글의 주제는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가지는 말자. 과학이라는 요소를 활용한 가상의 이야기인 SF에 단골로 등장하는 요소들을 꼽아보자면, 우주선, 외계인, 타임머신, 우주선, 로봇, 강화복, 안드로이드, 인공지능 등이 있다.
그럼 이제부터 이런 SF의 요소들이 어벤져스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와 배경에 녹아들어가 있는지, 그래서 어벤져스를 SF라고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캡틴 아메리카는 SF일까?
어벤져스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인물이라면 아이언맨, 토르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가 있다. 어벤져스 안에서의 캡틴 아메리카를 보기 전에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 무비를 생각해보자.
캡틴 아메리카는 쉴드의 전신인 전략 과학부의 실험을 통해 탄생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실험 전의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는 건강하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왜소한 체격의 약골이었다.
신체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슈퍼 솔져 혈청 실험을 통해 캡틴은 신체적인 능력이 극대화된 강화 인간이 된다. 영화 속에서 슈퍼 솔져 혈청을 개발한 어스킨 박사가 실험 직후 암살 당하면서 캡틴은 홀로 슈퍼 솔져로 남게 된다. 그리고 그런 캡틴의 상대는 나치의 ‘과학’조직인 하이드라 였다. 캡틴 아메리카는 영화 그 자체를 SF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영화의 출발점에 SF적인 요소가 한껏 사용된 셈이다.
토르는 SF일까?
이제 토르로 넘어가보자.
캡틴 아메리카는 출발점이 빼박 SF라면 토르는 출발점이 빼박 북유럽신화다. 토르는 솔로 무비 1편, 2편을 지나면서도 SF적인 상상력보다는 신화적인 상상력을 기반에 두고 있었다.
그랬는데… 3편 토르:라그나로크에선 아예 대놓고 우주 여행을 했다?! 생각해보면 1편부터도 우주 여행을 했는데, 그 방식이 우주선을 타고 돌아다니기 보다는 무언가 마법을 통해 아스가르드와 지구를 오가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이었을 뿐이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더니…
우주선이 등장하는 걸 보면서 토르도 이제는 대놓고 SF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심 반가웠지만 1, 2편과는 너무 다른 분위기가 당황스럽기도 했다.
앤트맨은 SF일까?
드디어 앤트맨이다. 앤트맨이 없었다면 엔드게임도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앤트맨이야 말로 가장 적극적으로 양자역학이라는 과학 이론을 이야기에 끌어와서 쓰고 있는 캐릭터이고, 그를 통해 엔드게임으로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마블의 많은 영화 중에서 확실하게 SF라고 할 수 있는 영화를 하나만 골라보면 바로 앤트맨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SF일까?
닥터 스트레인지 이전에 셜록으로 더 친숙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제는 셜록보단 닥터 스트레인지를 연기하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닥터 스트레인지에 와서는 SF라고 할만한 요소가 있는지 한참을 고민해보게 되었다. 마치 토르 1편, 2편을 보면서 이거 SF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는 한가?라는 의문을 가졌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그나마 토르는 그 주변 인물들로 과학자들이 등장하기라도 했는데, 닥터 스트레인지의 조연들은 죄다 마법사들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본인이 의사 출신이지만 그거만 가지고 SF 또는 SF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기엔 많은 무리수가 있다.
아이언맨은 SF일까?
주인공이 강화복을 만들어서 입고 날아다니는 아이언맨이 SF가 아니면 무엇을 SF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어벤져스는 SF라고 할 수 있나?
어벤져스는 놀라울 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다양한 요소가 뒤섞여 있는 영화다. 그런 영화를 하나의 장르 또는 카테고리로 정의하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려운 시도일지도 모른다.
다만 어벤져스를 비롯해 마블이 만들어낸 서사시 속에는 닥터 스트레인지 같이 SF의 요소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앤트맨 같이 SF를 배경으로 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헐크, 스파이더맨 등 모든 캐릭터를 다 다루지 못했지만 마블은 SF를 이야기의 한 요소, 캐릭터를 구성하는 한 요소로 자주 활용한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