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세상을 살아가는 인류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추천 5편

모든 생명에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모두 유한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것은 개개인에게도 그렇고, 인류라는 종으로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류의 끝은 급하고 과격한 종말이 될 수도 있고, 서서히 시들어가는 종말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진화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어떤 방향이든 우리에게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이고, 그에 대한 두려움은 여러 가지 모습을 상상해보게 만든다. 그런 상상 중에서도 재앙이 오거나 인류가 생명력을 잃어가는 상상을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작품 중에서 5편을 꼽아본다.

더로드

진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역을 맡았던 비고 모텐슨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다.

배경은 모종의 사건(무슨 사건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으로 지구가 황폐하게 된 몇 년 후이다. 살아 남은 사람들은 하나 둘씩 생존 만을 위해 인간성을 버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은 어린 아들과 함께 길을 걷고 있다. 우울한 작품으로 결말 조차 개운하지 않다.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일독하기를 권한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폭주하는 차량들 사이로 정교한 서커스를 보는 듯한 액션(실제로 태양의 서커스 팀이 스턴트로 참여했다고 한다.)이 어우러지는 사막 추격전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맥스(톰 하디)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의 파트너쉽 또한 인상 깊다. 핵전쟁으로 황폐화된 세계가 배경이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붕괴하는 세계, 불임의 세계에서 인류는 생존을 위해 클론을 만드는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클론들의 사회는 기존 인간의 사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1977년 휴고상을 수상한 SF소설로 오래된 작품이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호소하는 지점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월E

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가 나오기 이전에는 로봇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에 인류는 수많은 월E에게 지구 정화를 맡기고 우주로 떠난다. 수많은 월E들이 기능을 정지하는 동안 주인공 월E만 오래도록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지구 정화 작업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데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월E와 에바의 로맨스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된다.

카페 알파

세계에 짙게 깔린 노을을 느껴지는 일본 만화다. 배경은 일본의 어딘가에 있는 카페 알파로 해수면이 조금씩 상승하는 것이 작품 속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작품의 초반에는 커피를 구하는 게 별로 어렵지 않았지만 점점 커피 자체를 구하는 게 어려워지는 모습을 통해서도 세계가 서서히 망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돌이킬 수 없게 된 상황에 처한 체념과 관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배경과는 별개로 내용은 힐링이 되는 내용이라 ‘치유물’로도 분류된다.

그리고 보너스로 한 작품만 더! - 워킹데드

아포칼립스나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가장 흔하게 다루어지는 소재 중 하나는 좀비로 인한 아포칼립스다. 좀비는 이제 하나의 장르로 분류를 해도 될 정도로 많은 작품이 있기에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주제로 작품을 고르면서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은 일부러 제외를 시켰다.

하지만… 워킹데드는 계속 생각이 나서 보너스로 소개를 해본다.

워킹데드의 세계는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꿈도 희망도 없어진 세계다. 그런 세계를 살아가는 주인공 릭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미지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미국의 케이블 방송사인 AMC에서 드라마화 되었다. 좀비 때문에 망한 세상은 배경일 뿐이고, 그 안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주로 그린 작품이다.

한국계 배우인 스티븐 연이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로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내리막 세상에 대한 상상력

실시간으로 다가오고 있는 미래가 반드시 장밋빛일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나빠지면 어떻게 하나 불안한 상상을 하기가 더 쉽다.

그러한 상상력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상상력은 아닐까? 어떻게 하면 지금 우리가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드는 상상력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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